둘째들은 오전 참사 이후 세 마리를 더 쪼았다. 한 마리는 초기에 발견한 덕분에 살렸는데 두 마리를 또 잃었다. 오늘은 덥지도 않았는데 도무지 이유를 모르겠다. 누군가 악벽을 가진 녀석이 있으리라.
주범을 색출하려고 한참 동안 병아리방에 앉아 있었지만 실패했다. 그렇게 끔찍한 만행을 저지를 리 없다는 듯 모두가 태연하고 착하게 보였다. 실제로 오후엔 한 마리도 더 쪼지 않았다.
오랫동안 별러 오던 병아리사 지렁이 양식장을 완성했다. 예전 흰 오계들이 살던 집인데 쥐 등쌀에 바닥을 콘크리트로 마감했었다.
해머로 콘크리트를 깨니 뽀송뽀송한 흙이 나타난다. 땅이 살아야 벌레도 살고 닭도 살고 사람도 산다. 해머로 콘크리트를 깨느라 꽝꽝 소리가 나는데도 놀라지 않고 벌레를 잡아먹느라 여념이 없는 첫째들. 흙 위에 짚을 깔고 두엄을 올려놓았으니 토룡들이 꼬물꼬물 올라오리라. 땀 흘릴 땐 막걸리가 쵝오! 잘 익은 친환경 황매와 유기농 설탕으로 담근 매실효소. 효소를 거르고 남은 건더기를 물에 희석해 봄내 병아리들 음료수에 타먹였다. 매실을 으깨 사료와 버무려 매실범벅을 만들었다. 입안에 침이 고인다. ㅎㅎ 벽돌 밑에 숨어 있던 청개구리. 풀색과 똑같다. 어서 도망가거라. 오계들 보면 잡아먹힌다.
순리적으로12-05-14 13:22
두분이서 막걸리 한통을 다 드셨나?ㅎㅎ
계모12-05-21 08:55
통이 아니라 병!
순리적으로12-05-21 13:18
그냥 넘어가세유~
여기서는 병이 아니라 통이라 그래유~
가만?
그러고보니 두분이서 진짜? 주거니 받거니? 끄~억 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