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란은 사전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수정란의 의미로 널리

쓰이고 있는 단어입니다. 바른 언어 생활을 하려고 노력하는

'조금 많이' 까칠한 제게 유정란은 '아주 많이' 신경이 쓰이는

단어입니다. 이에 국립국어원에 짜장면, 자장면처럼 복수표준어로

정하든지, 아니면 바른 말인 수정란을 사용하도록 계도를 하든지

뭔가 조치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수차례 개진했지만

번번이 묵살되고 말았습니다.

다음은 어떤 농부께서 유정란이라는 단어를 쓴 트윗을 올리신

것을 보고 국립국어원에 다시 의견을 묻는 트윗을 보낸 뒤

국립국어원과 제가 세 차례에 걸쳐 공방을 벌인 내용입니다.

첫 번째는 트윗으로, 두 번째는 전자민원으로, 세 번째로 전화로

의견을 교환했으나 결론은 똑같았습니다. 한마디로 "바로잡을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계모(나): 닭 기르는 농부들조차 유정란이라 부르고, 마트에도 온통 그런 포장들뿐이니 유정란이 표준어 될 날도 얼마 안 남은 듯. 틀린 말도 ‘교양 있는 현대의 서울 사람들이 두루 쓰’면 표준어가 되나요?

국립국어원(너): ‘란’은 한자어 명사 뒤에 붙어 ‘알’의 뜻을 나타내는 명사이며 용례로 ‘무정란’이 제시되어 있는 점으로 볼 때 ‘유정란’을 쓸 수 없다고 하기 어렵습니다. 널리 쓴다고 해도 어법에 맞지 않는 말은 표준어로 삼기 어렵습니다.

나: 무정란=미수정란, 미수정란의 반대어는 수정란이라고 사전에 나와 있는데 그럼 수정란=유정란인가요? 무정란의 반대어를 유정란이라고 하면 간단한데 왜 굳이 미수정란이라고 썼을까요? 다시 생각해 보세요.^^

너: 수정이 이루어진 것을 ‘수정란’이라 하고 수정이 되지 않은 것을 ‘미수정란’이라 합니다. ‘미수정란’은 수정이 되지 않아 개체가 만들어질 여지가 없으므로 ‘무정란’이라고도 합니다.

‘유정란’은 <표준국어대사전>과 <축산용어사전>에 모두 표제어로 올라 있지 않으므로, ‘수정란’과 ‘유정란’이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설명드리기 어렵습니다.

나: 맨처음 답변에서 “유정란을 쓸 수 없다고 하기 어렵다”고 하셨는데, 그럼 유정란은 어떤 의미로 쓸 수 있나요?

너: 사전에 등재되어 있지 않은 단어의 의미는 명확히 알 수 없습니다. 현실적으로는 ‘미수정란(무정란)’에 상반되는 의미로 사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나: 사전에 등재돼 있지도 않고, 의미도 명확하지 않은 낱말(유정란)이 표준어(수정란)을 대신해 널리 쓰이고 있는 데 대한 국립국어원의 입장을 묻는 것입니다. 예컨대 복수 표준어로 정하든지 바로잡든지 하는.

너: 이곳은 간단한 질의응답이 이루어지는 곳으로, 국어원의 공식적인 답변을 원하시면 전자민원(j.mp/zUyQoR)을 통해 의견을 주시기 바랍니다.

-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