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님이 똑똑똑 노크할 때이면 아니!!!
갑천의 생명들은 일어나 아침운동을 하고 있다.
꾀죄죄한 나와 대장 청둥오리와의 눈이 마주치면 서로를 바라보며 웃는다.
5살때부터 무심코 바라보았던 청둥오리들...
지금은 내가 외로울 때, 슬플 때도, 날 기쁘고 작은 것에도 고맙게 여기는 마음을 만들어 주는 친구!
갑천 위의 청둥오리들이다.
희망찬 둥근 해가 웃으면 청둥오리들은 밝은 미소로 등교길을 신나게 만들어 준다.
친구가 놀리고, 도망가고, 민들레 씨가 날아와 날 간지럽혀도
그 때만큼은 청둥오리의 미소 하나로 내 마음은 바람이 된다.
바람, 새, 그리고 하늘!
자전거와 하나가 된 나는 오솔길을 따라, 강변을 따라, 아스팔트를 따라
바람이 되고, 청둥오리 날갯짓이 되고, 나의 웃음소리가 되어 하늘 위로 날아간다.
청둥오리떼와 난 하나가 된다.
새는 나처럼 웃고 나는 새처럼 난다.
이른 봄, 마른 갈대 숲속에 와장창 뽀글뽀글... 야단이 난다.
노을이 붉게 물들면 소란스러운 아기오리들은 뒤뚱뒤뚱 걸어나와
물이라는 존재를 처음으로 맛보게 된다.
듬직한 아빠와 우아한 엄마를 따라 개성 강한 포즈로 허우적 헤엄을 친다.
나도 조심조심 자전거를 세우고 살금살금 기어가서 사진으로 기록하고 가슴으로 보듬어준다.
뉘엿뉘엿 해가 지면 주홍인지, 분홍인지 정체모를 황홀한 도화지 속에 갑천은 냄새가 솔솔 풍긴다.
그 냄새를 맡으면 나도 배가 고파진다.
새들의 만찬시간, 내 배꼽시계도 따르릉!
인간과 새가 동행해야 하는 이유가 생각나는 시간이다.
물 위에서 저녁만찬!
아파트 식탁 위에 차려진 만찬!
똑같은 가족... 아빠가 계시고 엄마가 웃고 아이들은 재잘거린다.
어둑어둑 밤이 오기 직전, 대장 새들의 낮은 비행은 가족을 지키려는 아빠새의 순찰시간!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가장의 모습이 클로즈업 된다.
우리집은 탐조대다. 엄청난 행운이다.
무심코 시작된 새 관찰은 나에게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가 너무 소중하고
인간이 함께 살아갈 때, 아름다운 초록별 지구가 된다는 것을
저 작은 새들이 자연스럽게 알려주었다.
고릴라의 수호천사 다이안 포시처럼
난 갑천의 청둥오리 수호천사 김태균이다.
난 오늘도 새가 되어 훨훨 날아 오를 것이다.